M Gallery 


전시명       목판화가 박홍규 : 아리랑 고개 


전시기간    2024. 03. 18.(월) ~ 03. 30.(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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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목판화가 박홍규 : 아리랑 고개 

전시기간 : 2024.03.18.(월) ~ 03.30.(토)



박 홍 규

 

1959 전북 부안 생

198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1996-2000 전북문화저널 편집위원 및 만평 연재

2003 새전북신문 만화「우짜네」연재

1999 제1회 개인전「들에서 여의도까지」/우진문화공간,전주

2010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전「만화부문」/전북대 삼성문화회관,전주

2011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전「회화부문」/전북예술회관,전주

2011 제2회 개인전「겨울여의도」/서신갤러리,전주

2012 박홍규.이기홍 2인전「지금,여기,리얼리즘」/차라리언더바,전주

2012 제3회 개인전「新농가월령도」/서신갤러리,전주

2013 국회초대전 「빈집의 꿈」/국회의원회관

2014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판화전, 피노리 가는 길/전주 서신갤러리

2015 장흥동학기념관 개관기념 초대전/장흥

2021 광주 오월미술관 초대전/ 혁명은 순정이다

2021-22 신동엽 문학관 초대전/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부여

2023 광주 오월미술관 동학목판화 초대전/ 혼비백산


그 외 힘전, 우리가 서야 할 그 곳에서 전, 동북아와 제3세계미술전, 쌀전 등 

다수 참가 전북민미협 회원 , 전남 장흥군 장흥읍 충렬교촌길 35


아리랑 고개

 

한 겨울 내내 눈이 오는, 바람이 부는, 또는 맑은 햇살이 내리쬐는 장흥의 석대들녘을 걸었다.

저녁 탐진강에 비치는 달빛을 보며 서성거리거나, 꽁꽁 언 겨울강 돌다리를 건너다니며, 자울재 너머 별빛을 쫓다가 내가 130년 전 그때의 동학농민혁명군이 되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들은 무엇에 치를 떨며 죽창과 총을 들었고 환희와 열정에 들떠 눈부시게 산화해 갔을까? 그 雄魂한 기상과 강장한 심기는 어디서 움터, 온 세상에 봄꽃이 일시에 개화하듯 터져, 온 산하에 꽃을 피웠을까? 경이로운 역사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왜 남도의 석대들녘까지 밀려와 그때의 동학혁명군을 그리고 나무에 새기고 있는지 지금도 뚜렷한 확신을 갖지 못함을 확인한다. 

허나 어떤 거역할 수 없는 힘에 밀려 왔거나 질질 끌려와 여기 혈전의 현장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자포자기한 심신을 추스를 기운을 그때의 영령들로부터, 

주위의 지인들과 동지들로부터 수혈받아 멀쩡하게 다시 살아있다. 

그리고 확고한 신념은 아니지만 이런 확인은 할 수 있었다. 

허접한 지난 일도 오늘의 나에게 연결되고 영향을 미치는데, 

하물며 조선반도를 흔들었던 그때, 격정적으로 뜨겁게 온몸을 던진 혁명가들의 웅혼한 기상이 지금 이 천민자본주의와 개방농정 시대를 버겁게 살아가는 곤궁한 영혼들에게 어찌 관통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역사와 예술, 그 숭고한 아름다움을 기록한다는 것을 피하거나 부정하는 시대는 불순하거나 불행하다. 지들 마음대로 삭제하고 왜곡하는 예술행태는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판다는 것을 역사는 누누이 확인시켜왔다. 아마 내가 우리 미완의 혁명의 역사를 붙들고 새기는 작업은 그래서 신념이라기보다는 필연이다.

 

아리랑은 봉건시대를 타파하고 근대로 진출하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조선 민중의 집단 창작가요다. 아리랑고개를 떠난 님은 다시 고개를 넘어오지 못한다. 

고개는 열두 구비, 구비마다 한이 쌓이고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다. 우리는 마지막 열세 구비를 힘겹게 넘어가는 중이다.

웅혼한 사람들이 넘어간 고개를 우리도 넘어야만 하는 역사의 필연, 그 고개와 들녘과 강변, 그리고 대둔산 천애의 암벽, 남도 땅끝까지 미치지 않은 곳이 없던 산천을 찾아가 그 시대 사람들을 조응한다.

 

그 순결하고 웅혼한 가상이 느껴지는가?

그러하면 다시 개벽의 시작이다.

 

 

봄이 오는 탐진강가에서 우공 박홍규

 




  • 목판화가 박홍규 아리랑고개 전시 이미지
  • 목판화가 박홍규 아리랑고개 전시 오프닝